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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3. 이민에 대한 고민 (종료)/캐나다 그 속에 퀘벡

29. 12월 - 꼭 알아야 할 불어 학원의 특징들

by make2nd 2012. 12. 24.

내가 다녔던 "Pauline-Juline"이란 학원은 퀘벡 교육청(Commission scolaire de Montréal : CSDM)에서

이민자들에게 불어를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학원이다.




동네에서 지나가다가 하나 있길래 찍었는데 불어 학원은 아니다. 하지만 위 사진과 같은 모양의 표지판이 있으면

퀘벡 교육청 산하에 운영되는 학교이고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불어 학원 또한 위와 같은 모양의 표지판을 가지고

있다. 표지판 윗쪽은 해당 학교의 이름이 적혀져 있고 그 아래쪽은 어떤 학교든 모두 동일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퀘벡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불어 학원을 등록하게 되면 거의 무료로 불어를 배울 수 있고 수업 시간도 사설 학원들에

비해 매우 길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설학원이 아니다보니 불어라는 언어 자체를 배우는데 있어서는 충분하지만

이민을 목적으로 TEFaQ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진도도 느리고 한 반에 학생 수도 매우 많다.


CSDM 불어 학원 등록조건

- 풀타임 일 (일부 학원에 한하여 수업료로 대처 가능)

- 여권과 SIN Card

- 고용주의 편지(Letter)를 지참 (수업료를 낼 경우 없어도 됨)


퀘벡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불어 학원은 아래 링크를 들어가보면 어디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 수 있다.

불어 학원들의 위치보기 : http://goo.gl/200TN


그럼 본격적으로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불어 학원들의 특징과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다.




첫 번째, 같은 레벨이라도 수업 내용이 다르다.

말 그대로 같은 레벨이라고 해서 수업 내용이 각 반마다 동일한 것이 아니다.

각 반마다 수업 내용이 다른 것에 대한 이유는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했지만 여러 가지 추측이 있다.

먼저 선생님이 수업 내용을 직접 준비한다는 추측이 있고 같은 레벨 안에서도 또 쉬운 반, 어려운 반이 존재한다는

추측이 있다. 하지만 이유야 어쨌든 간에 수업 자료와 내용이 각 반마다 차이가 있고 상황이 그렇다 보니 어쩔수 없이

잘 가르치는 반이 있고 다소 못 가르치는 반이 있다. 반 마다 수업의 질이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개강 첫 주에는 학생들이 이리저리 반을 옮겨 다니는 진 풍경을 볼 수가 있는데 선생님이 다소 마음에

들지 않다거나 친한 사람과 함께 수업을 듣고 싶어하는 경우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반으로 옮기는 것이다.

종종 선생님이 학생의 수준이 높거나 낮다고 생각이 들면 다른 반이나 혹은 다른 레벨로 옮기는 것을 권하기도 한다.

그러니 자신이 편안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반을 잘 찾아가도록 해야한다.



두 번째, 학원마다 미묘하게 운영정책이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야간 수업이 있는 학원과 없는 학원으로 나눌 수 있겠다.

어떤 곳은 야간 수업을 개강하지 않는데 반해 어떤 곳은 야간 수업을 개강한다. 그래서 가까운 곳에 야간 수업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에 야간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학원들도 문의를 하는 것이 좋다.


어떤 학원은 결석이나 지각을 많이 하게 되면 그에 대해서 제제나 처벌을 하는 곳도 있다. 수업 운영을 다소 엄격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곳은 그렇게 엄격하게 하지는 않고 좀 더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수업을 하는 곳도 있다.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학원이라고해서 모두 획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니 학원마다 가지고 있는 그 학원 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빨리 파악을 하는 것이 좋다.


학원을 등록하는데 있어서도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어떤 학원은 굳이 풀타임으로 일을 하지 않아도 일정 수강료를

지불해서 등록이 가능한 곳이 있는가 반면에 풀타임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 등록이 아에 되지 않는 곳도 있다. 때문에

자신의 조건에 맞춰 등록을 할 수 있는 학원을 잘 알아보는 것이 좋다. 풀타임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등록을 원하는

경우 그래도 시중 사설학원들의 수강료보다는 저렴하기 때문에 수강료의 부담이 너무 크지 않다면 그냥 등록을 해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 단, 비자가 학생 비자일 경우엔 일반 사설학원 수준으로 비용이 올라가니 이 점 유의해야 한다.



세 번째, 반 친구들과 잘 지내야 한다.

어디에서 생활하든지 주위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 것이다. 하지만 굳이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불어를 가르치는 학원이다보니 워낙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모인다.

때문에 타 민족에 대해서 약간 편견이 있다거나 혹은 특정 국가의 사람들을 싫어하는 경향을 보이면 그 반에서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없다. 특히 아시아쪽 사람들은 중국과 필리핀 사람들이 절대 다수를 구성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과 필리핀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조금 있는 편이라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고 매우 호의적인데 우리가 그들을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본다면 결국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동과 남미, 아프리카에서 살다가 온 사람들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불어를 공부함과 동시에 여러 나라 사람들과 조화롭게 잘 지내는 공부도 해야 할 것이다.

그들과 우리가 문화적 차이가 있어 다소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처음부터 한국 사람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지례짐작으로 아시아 인이라서 차별을 받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문화적인 차이, 개인의 성향으로 발생하는 아주 약간의 문제들은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혜롭게 잘 풀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네 번째, 프랑스 불어, 퀘벡 불어를 굳이 구분하지 말자.

불어를 공부하다가 보면 가끔 어떤 어떤 표현에 대해서 프랑스에서 사용하는 불어와 퀘벡에서 사용하는 불어가

어떠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런 질문에 대해서 선생님들마다 반응이 다 다르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공식적인 분위기는 이렇다.


"이곳은 퀘벡인데 프랑스에서 어떻게 말하는지가 왜 중요합니까!!!"


이 부분은 사실 꽤나 민감하다면 민감할 수 있는 문제인데 선생님들마다 반응이 조금씩 다 다르다. 그냥 대수롭지

않게 알려주는 선생님도 있는가 반면에 저렇게 강경한 입장을 표시하는 선생님도 계신다.

하지만 이 문제는 조금만 퀘벡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히 언잖게 반응을 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외국인이 우리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왜 부산은 서울처럼 표준어를 쓰지 않습니까?", "왜 제주도는 말과 억양이 다릅니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약간은 난감할 것이다. 보통은 이런 질문에 내포되어 있는 속 뜻은 퀘벡의 불어는 약간

촌스럽다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질문이라는 오해를 쉽게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이들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리가

없다. 그러니 정말 궁금하다면 쉬는 시간이라던가 혹은 개인적으로 질문을 하도록 하고 수업이 진행되는 시점에서는

사소한 표현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은 자제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보통 사설학원에서는 강사들의 국적이

꽤나 다양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민감하지 않지만 정부 차원에서 운영되는 시설이라 퀘벡 사람들이

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니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민감할 수 밖에 없으니 우리가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다섯 번째, 선생님을 어려워 하지 말자.

선생님들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유머도 있고 불어를 배우는 데 있어 매우 친절하며 친구처럼 친근하게 지내려고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친하게 지낼 수 있다. 한국과 다르게 교사의 권위를 강하게 내새우는 문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어려워하지 말고 잘 안되는 불어로 말도 걸고 농담도 던지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내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밖에서

사적인 자리를 함께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그렇다고 아예 그런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불어를 나에게 가르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학생들과 허울없이 지내는 선생님들도 굉장히 많고 시험이 끝나고 마지막 시간에는 각자 조금씩 돈을 걷어

선생님에게 선물도 하고 다과회도 하며 사진찍고 논다.

그만큼 한국보다는 선생님과 학생의 거리가 매우 가깝기 때문에 그러한 분위기를 잘 이용한다면 불어를 공부함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불어 학원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들을 이야기 해보았는데 굳이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아닌 불어를

언어로서 공부하고 여러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접해보는 기회로서 생각을 한다면 성적을 내는 것 이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으니 잘 활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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