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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3. 이민에 대한 고민 (종료)/캐나다 그 속에 퀘벡

27. 12월 - 블로그를 멈췄을 때부터 지금까지를 되돌아 보며...

by make2nd 2012. 12. 17.

1. 블로그 포스팅을 멈췄을 때...

내가 블로그를 잠시 멈췄던 때를 생각해보면 대략 7월 접어들 때였다.

슬슬 본격적으로 불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무래도 블로그를 잠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 하는 공부가 나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사용하는

시간을 좀 줄이고 좀 더 집중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였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잘못된 판단이였는데 어쨌든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블로그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중단하는 기간은 불어 성적이 원하는 점수만큼 나올 때까 멈추는 것으로 생각하고 각오를 다졌다.




2. 황당하게 치뤄버린 시험

그렇게 각오를 다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황당한 사건이 생겼으니 9월달에 예정된 시험이 갑작스레 7월 달로 당겨져

버린 것이였다. 9월로 접수한 시험 날짜가 갑자기 7월로 당겨졌다니 무슨 영문인지 몰라 이틀 뒤 Canada College를

찾아갔다. 


시험일자를 변경해 달라고 항의를 했지만 이미 시험날짜가 나왔기 때문에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뿐이였다.

이유는 시험 날짜를 당일로부터 3일 전에 통보해주는데 그렇게 시험 날짜를 받게 되면 더 이상 바꿀 수 없다는

것이였다. 그렇게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을 치뤄야 했고,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시험을 잘보지 못했다. 마치 공부하려고 폼 잡았는데 엄마가 공부하라고 해서 갑자기 하기 싫어진 것처럼

불어공부에 대한 의욕에 찬 물을 부어버린 사건이 되었다. 한참 동안 기운빠져서 지냈던 것 같다.


상황이 그렇게 된 이유는 Canada College에서 시험을 접수한 사람들에게 혹시 TEFaQ을 좀 더 빨리 치루고 싶은지

물어보고 원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날짜를 앞당겨 주고 있었던 것이다.

날짜를 당기길 원하냐고 물어봤을 때 내가 그렇다고 했기 때문에 시험 일정이 바뀌었다고 Canada College에서는

이야기 하지만 나는 그런 물음을 받은 기억이 없는데 뭐 이미 지난 일인데 어떻게 하겠나!!!

어느 쪽의 잘못이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사고였던 것이다.

그렇게 첫 $250은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3. 학원과 좋은 인연들

내가 수업을 듣는 불어학교는 "Pauline-Julien"이라는 곳인데 퀘벡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학원 중 하나이다.

이 학원의 장점은 정말 수도 없이 많다. 그런 장점은 다음에 학원을 소개할 때 소개하도록 하겠다.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학원은 이민자에게 불어를 가르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그렇다 보니 이 학원을 다니면서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TEFaQ 시험을 잘 치룰 수 없다. 그래서 개인이 열심히 수업에 참여를 해야한다.


당시에 난 "레벨0"에서 시작하였는데 선생님의 권유로 "레벨 1"로 옮겼다. 내가 불어를 배웠던 것 같은 느낌을

받으셔서 이전에 불어공부를 했었는지 물어보신 후 반을 옮기도록 해주셨다. 다행히 그때 레벨을 옮긴 덕분에

나중에 TEFaQ에서 원하는 점수를 얻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 학원을 다니는 동안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 그때 알게 된 한국분들과 지금도 연락하며

잘 지내고 있다. 타지에서 혼자 생활할 때는 나와 잘 맞는 인연을 만드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보다는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4. 불어에 재미를 조금씩 느끼기 시작할 때...

누군가 나에게 불어가 언제부터 재밌었냐고 물어보면 나는 현재, 과거, 미래를 내가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조금씩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정확한 문법, 정확한 표현을 구사했던 것은 아니였지만 어설프게나마 내가 무얼하고 있고, 내가 무엇을 했었고,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이야기 할 수 있게 됐을 때부터 조금씩 흥미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지 않을테지만 나는 그랬었다.


수업과정으로 치면 "레벨 2"에 해당하는 "passé composé(복합과거)"를 배우면서 조금씩 재미가 붙었었다.

그때 만났던 선생님이 수업진행을 상당히 잘 하셨었는데 그 덕분에 실력이 두 달간 부쩍 늘었었다.

다음에 학원을 소개하는 글에서 자세하게 다룰테지만 잠깐 이야기하면 이 학원은 수업을 해당 선생님이 직접

구성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수업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존재한다. 그래서 개강 첫째 주에는 수업을 옮겨다니는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5. 드디어 시험이 눈 앞에...

그렇게 두 달간 공부를 한 후 TEFaQ 시험을 치루게 되었다.

정확히 10월 26일 시험을 보기 위해 Canada College로 갔다.


시험은 이미 한 번 경험했었기 때문에 처음보다는 덜 긴장하며 치뤘던 것 같다. 듣기는 처음에 난이도가 낮은

문제에서 잘 모르는 주제가 나와 약간 당황했었던 기억이 남아있고, 스피킹에서는 첫 번째 주제는 무난하게 넘겼는데

두 번째 주제에서 잘 모르는 부분이 나오는 바람에 다소 정확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나왔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시험이 끝난 그 날 시험 끝난 것을 기념하며 술판을 벌였고 난 완벽하게 취하며 침대에 쓰러지듯 잤다.


1달 뒤...

시험 결과가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메일이 오지 않아 궁금해서 메일을 보내봤다. 그랬더니 증명서가 사무실에

있으니 받아갈 수 있다는 것이였다. 난 정말로 긴장된 마음으로 증명서를 받으러 갔다. 증명서를 예전에는 봉투에

넣지 않고 증명서 따로 봉투 따로 줬었는데 이번에는 봉투에 넣어 깔끔하게 주는 것이였다.

마치 타짜가 패를 뒤집어 보듯 살짝 뒤집어 보는데 눈에 들어온 "A2"라는 글자가 보이길래 재빨리 봉투속으로

다시 증명서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표정관리가 안되는 얼굴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지인들에게는 만나게 되면 직접 이야기하려고 일부러 연락을 하지 않았다.

왠지 내가 혼자 들떠서 막 전화로 이야기를 하면 현재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축하해주면서 한편으로는 조금

언잖아 할까봐 현지에서 이미 오래사신 한인분에게만 소식을 전했다.




6. 올해 마지막인 12월 안에서...

지금 서류를 준비하면서 12월을 보내고 있다.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고 눈도 내리고 해도 빨리 지는 것이 겨울을 향해

빨리 달려가고 있는 몬트리올 날씨를 요즘은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블로그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혹시 이번에도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서 또 다시 도전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이도 일단 인터뷰라도 접수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든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그 동안의 노력이 어느 정도는 빛을 발해서 정말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지금보다 좀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공존하고 있지만 앞으로 계속 남은

목표들을 꼭 달성하도록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가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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