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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3. 이민에 대한 고민 (종료)/캐나다 그 속에 퀘벡

12. 서울에서 몬트리올까지...

by make2nd 2012. 4. 21.

드디어 출국날이 되었다.

아침에 비교적(?) 일찍 일어나 휴대폰 정지를 알아보러 대리점을 찾아갔다.

원래 생각은 휴대폰을 정지하고 가려고 했는데 내가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떠나는 순간부터 몬트리올에 도착하기

전까지 연락을 받을 수 있는 아무런 것도 없다는 것이 위험하지 않느냐는 어머니와 큰이모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조금 생각을 바꿨다.

대리점에서 상담 후 낸 결론은 넉넉하게 다음 주에 정지하기로 했고, 관련 서류의 사본을 대리점측에 복사해줬다.

두 가지 서류만 있으면 되는데 비자사본이라던가 비행기 티켓 같은 것과 신분증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이 일련의 절차는 114를 통해서도 모두 가능하다.

이렇게 되서 나의 출국 준비는 모두 끝이 났다.



나의 비행기 시간은 오후 4시반이였고, 약 12시경에 공항으로 출발했다.

항상 그랬듯이 출국할 때는 가족들이 다 같이 동행하기 때문에 편하게 갔었다.

그렇게 공항까지 차를 타고 이동한 후 이제는 특별할거랄 것도 없는 인천공항에서 가족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발권을 꼴등으로 해서 좌석을 제일 재미없는 가운데에 앉았고, 스튜어디스를 하고 있는

사촌동생을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으며, 처음으로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 보았다.

그렇게 공항에서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 가족들과 인사를 나눈 후에 LA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LA까지 가는 비행은 졸립고 지루했다. 그래도 도착하고 난 후 대기시간보다는 덜 지루했지만 무지하게 지루하고

특별히 할 것도 없었고, 한국어로 더빙 된 영화 두 편을 본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11시간 동안 날아서 LA 공항에 도착하였다.






이제 짐 검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공항 밖으로 나가려면 공항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려면 아마 돈을 내야 할거라고 안내했던 항공사 직원의

10시간을 뺏을 수 있다면 뺏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차 때문에 기다리는 10시간은 굉장히 길고 지루했다.




Los Angeles에서 10시간을 기다리며 굴욕아닌 굴욕을 세봤는데 5번 정도 있었다. ㅋㅋㅋ


1차 굴욕

Immigration을 통과하는데 나의 그나마 나은 Speaking 실력으로 하고픈 말은 다 떠들었지만 알아 듣지를 못해서

굴욕을 당한 후 통과했다.


2차 굴욕

Immigration 통과하고 나니 아시아나 항공 직원이 짐을 다시 부치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친절하게 Air Canada로 가서 발권하면 된다고 하여 괜시리 캐리어 2개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발권을 하려고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Air China를 Air Canada로 잘못 보는 바람에 2차 굴욕을 당한 뒤

Air Canada에서 발권을 했다.


3차 굴욕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배고픔을 견딜 수 없어서 버거킹에가서 와퍼 주니에 세트를 주문했다.

너무 오랜만에 주문해보는 나머지 제대로 주문을 하지 못하여서 완전 버벅거렸다. 그렇게 3차 굴욕을 당한 후 배고픈

배를 달래기 위해 햄버거를 먹기 시작했다.


4차 굴욕

열심히 먹고 있는데 과도한 피곤함으로 인해 손에 힘이 빠져버려 케첩을 찍은 감자튀김을 입에 넣지 못하고 옷 위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것도 흰 후드에다가 말이다. 그렇게 4차 굴욕은 나에게 다가왔다.


5차 굴욕

가만히 멍때리고 있는데 왠 젊은 청년들이 PT병으로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 애들 노는건 한국이나 외국이나

마찬가지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멍때리고 있는데 갑자기 젤 파릇파릇한 애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곤니찌와"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5차 굴욕을 초반러쉬 당한 나는 한국인이라고 내 소개를 해주고 "안녕하세요"라고 하면 된다고 알려줬다.

자기는 이런 인사가 좋다면서 자리를 뜨며 상황은 훈훈하게 끝났지만 "곤니찌와"는 나에게 굴욕을 안겨주었다.



긴 시간이 지나고 드디에 항공기가 왔다. 나의 피곤함은 절정에 치달았고 항공기 안에서 죽은 듯이 잠을 잤다.

그래서 그런건지는 알 수 없지만 도착시간이 Montreal 기준으로 아침 7시반쯤이였는데 졸립거나 그러질 않았다.

탑승한 Air Canada 항공기는 아시아나에 비교하면 정말 귀엽기 그지 없었다. 아무래도 짧은거리를 운행하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좌석이 가로로 6개 밖에 안되는 귀여운 비행기를 타고 Montreal로 출발했다.







그렇게 공항에 도착하고 홈스테이 주인이 날 찾을까 노심초사 걱정하며 가고 있는데 왠 흑인 남성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Are you Hansoon?

헐~ 난 홈스테이 주인이 백인 여성인 줄 착각하고 있었는데 위대한 유전자를 가진 흑형이였다니 놀랍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그의 친절함에 난 이내 안정을 되찾았고, 생각보다 덜 무서운 인상의 홈스테이 주인과 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의 집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아침식사를 아직 하지 않았다고 하여 함께 아침을 먹고, 나의 휴대폰 개통을

위해 Fido로 향했다. 한국에서 미리 알아본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길고 긴 나의 여정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갔고, 드디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내가 머물 방은 서울의 나의 방 정도의 넓이였고, 지내기에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공유기 셋팅을 주인이 할 줄 몰라서 내가 셋팅하고, 인터넷 연결이 잘 되는지 테스트 한 뒤 각종 전자기기들을

충전하면서 옷을 정리한 후 바로 샤워를 하였다.

이상하게 시차에 의한 피곤함과 졸음은 적었지만 가만히 멍때리고 있으면 졸음이 왔다.

그래서 억지로 참고 밤 9시가 넘어서야 잠에 들었다. 그렇게 Montreal에서의 첫 날은 지나갔다. Not Bad.





놀라는 내가 오히려 민망하게 그냥 지맘대로 돌아다니는 고양이....




그리고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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